2004년 08월 24일
천수야! 천수야!
4년전 시드니 올림픽에서 이천수는 울었다.
2승을 거뒀지만 자신은 경기중 퇴장당해 '한국이 경기를 어렵게 이끌게 한 원흉'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이천수가 스페인으로 가기 전 마지막 울산 경기에서...
천수는 경기가 끝나고 울어댔다.
자기를 응원해줬던 팬들을 놔두고 스페인이라는 머나먼 곳으로 가야 하기에...그는 서포터 리딩 그룹으로부터 마이크를 받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여러분을 잊을 수 없다"라며 울어대며 자신을 응원하는 팬들과 아쉬움을 달랬다.
그로부터 이제 1년이 넘었다.
이번 올림픽 8강전이 끝나고 천수는 울었다.
컨디션이 나빴고 부상을 당한 몸상태가 정상이 아닌 상황이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아니나 다를까였다.
하지만 우리 올림픽팀은 그의 발과 몸에 승부의 촛점을 맞춰야 했다. 그를 도와줄 박지성, 송종국, 김남일 등 2002년에 같이 한솥밥을 먹었던 사람들은 없었다. 팀 전술의 촛점도 공격의 모든 것은 그에게 맞춰져야 했다. 아무리 튀는 그라도, 아무리 재능 넘치는 그라도 이런 압박감을 이겨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이천수는 최소한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멋진 중거리 슛으로...
이천수가 그동안 터트린 골 중 가장 내 기억에 남을 골 중 하나였다.
하지만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한국에게 내려진 것은 패배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천수는 울었다.
아마도 동점골을 넣었다면 우리는 천수의 속옷을 다시 한번 봤을지도 모른다.
이란전에서 보여주었던 '대한민국이여 일어나라!' 같은 멋진 글을 말이다. 하지만 이번엔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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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전 월드컵이 떠오른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1966년 이후 오랫만에 잉글랜드가 4강전에 올라왔다. 잉글랜드는 수비수 파커의 실책에 의해 '불독'실튼이 '만세'를 부르는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타고난 골잡이' 게리 리네커의 동점골로 무승부로 끌고가는데 성공했다. 사실 이때 잉글랜드는 충분히 독일을 잡을 수 있는 탄탄한 전력이었다.
결국 승부차기에서 승자는 독일이었다.
잉글랜드의 마지막 키커 크리스 워들이 그야말로...새를 잡아버렸기 때문이다.
(웃기는게...이 뒤 크리스 워들은 이 패배를 보상이라도 하려는 듯이 대표팀 경기에서 4경기인가? 6경기인가? 연속골을 기록하며 잉글랜드의 연승 행진을 이끌지만...이미 때는 늦으리...이다... 더구나 잉글랜드는 1994년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탈락하는 X망신까지 당하고 만다.)
크리스 워들의 슈팅이 어이없이 하늘로 떠 버리자 독일은 환호했지만...거기서 우는 어린 선수가 있었음을 난 기억한다.
너무나 서럽게 울면서 다른 선배들이 붙잡고 끌고나오다시피 그라운드 밖으로 걸어나오면서도 그는 계속 울어댔다. 그야말로 '꺼이꺼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그런 모습이었다.
나는 그 선수를 지금도 잊지 못한다.
그 선수의 이름은
'폴 개스코인'
뒤에 세계 최고의 플레이메이커중 한명으로 꼽히게 되는 선수다.
그의 플레이는 화려함 그 자체였다. 세리에A에서도 라치오팀에서 뛰며 라치오팀이 '세리에 A 최다득점 팀' 기록을 갈아치우는데 한 몫을 당당히 차지했다.
잉글랜드의 EURO1996 4강, 1998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끈 그의 플레이는 한마디로 말하자면...지금 베컴? 베컴은 아직도 개스코인에 비하면 어린애다. 지단? 지단의 정확함과 냉정침착함은 개스코인보다 한수 위일지 몰라도 상대의 약점을 한방에 박살내는 스루패스 능력이나, 창의적인 개인기는 전성기의 개스코인에 비한다면 아직 멀었다고 나는 아직도 생각한다.
이 선수도 어렸을 때 이렇게 울어댔다.
패배의 순간에서 그것도 조금만 더 다가갔으면 이길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그러한 '박빙의 승부'에서 자기에게 쏟아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그리고 자기도 욕심이 있는 무대에서 좌절함에 따른 울음...
시대가 다르고 무대가 다르지만 분명 이천수의 울음과 개스코인의 울음은 같다.
------------------------------------------------
천수야!
너도 아직 어리다. 이제 스물이 갓 넘었을 뿐이고...
너도 아직 도전해야 할 것이 많다.
너가 뛰어야 하는 무대는 올림픽뿐이 아니다.
세계 최고의 테크니션들이 즐비하다는 스페인 리그도 너가 정복해야 할 무대다.
그리고 2년뒤의 월드컵도.
넌 아직 월드컵에서의 마수걸이 골을 넣지 못했잖니?
패배의 기억은 가슴 한편에 놔두어라. 지우지는 말고.
이번의 패배는 너를 분명 한단계 성숙하게 해 줄 거다.
그리고 지금의 눈물을 잊지 마라.
그리고, 너와 비슷했던 세계 최고의 선수가 있었음도.
난 너를 믿는다.
몇년뒤.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너의 빛나는 플레이를 볼 수 있고.
그로 하여금 그 하늘에 태극기가 가득 차 있게 됨을.
난 꿈에서뿐이 아니라.
현실에서 보고 싶으니까.
그리고...그걸 실현시켜줄 사람중 한명이
너라고 믿고 있으니까.
2승을 거뒀지만 자신은 경기중 퇴장당해 '한국이 경기를 어렵게 이끌게 한 원흉'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이천수가 스페인으로 가기 전 마지막 울산 경기에서...
천수는 경기가 끝나고 울어댔다.
자기를 응원해줬던 팬들을 놔두고 스페인이라는 머나먼 곳으로 가야 하기에...그는 서포터 리딩 그룹으로부터 마이크를 받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여러분을 잊을 수 없다"라며 울어대며 자신을 응원하는 팬들과 아쉬움을 달랬다.
그로부터 이제 1년이 넘었다.
이번 올림픽 8강전이 끝나고 천수는 울었다.
컨디션이 나빴고 부상을 당한 몸상태가 정상이 아닌 상황이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아니나 다를까였다.
하지만 우리 올림픽팀은 그의 발과 몸에 승부의 촛점을 맞춰야 했다. 그를 도와줄 박지성, 송종국, 김남일 등 2002년에 같이 한솥밥을 먹었던 사람들은 없었다. 팀 전술의 촛점도 공격의 모든 것은 그에게 맞춰져야 했다. 아무리 튀는 그라도, 아무리 재능 넘치는 그라도 이런 압박감을 이겨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이천수는 최소한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멋진 중거리 슛으로...
이천수가 그동안 터트린 골 중 가장 내 기억에 남을 골 중 하나였다.
하지만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한국에게 내려진 것은 패배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천수는 울었다.
아마도 동점골을 넣었다면 우리는 천수의 속옷을 다시 한번 봤을지도 모른다.
이란전에서 보여주었던 '대한민국이여 일어나라!' 같은 멋진 글을 말이다. 하지만 이번엔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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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전 월드컵이 떠오른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1966년 이후 오랫만에 잉글랜드가 4강전에 올라왔다. 잉글랜드는 수비수 파커의 실책에 의해 '불독'실튼이 '만세'를 부르는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타고난 골잡이' 게리 리네커의 동점골로 무승부로 끌고가는데 성공했다. 사실 이때 잉글랜드는 충분히 독일을 잡을 수 있는 탄탄한 전력이었다.
결국 승부차기에서 승자는 독일이었다.
잉글랜드의 마지막 키커 크리스 워들이 그야말로...새를 잡아버렸기 때문이다.
(웃기는게...이 뒤 크리스 워들은 이 패배를 보상이라도 하려는 듯이 대표팀 경기에서 4경기인가? 6경기인가? 연속골을 기록하며 잉글랜드의 연승 행진을 이끌지만...이미 때는 늦으리...이다... 더구나 잉글랜드는 1994년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탈락하는 X망신까지 당하고 만다.)
크리스 워들의 슈팅이 어이없이 하늘로 떠 버리자 독일은 환호했지만...거기서 우는 어린 선수가 있었음을 난 기억한다.
너무나 서럽게 울면서 다른 선배들이 붙잡고 끌고나오다시피 그라운드 밖으로 걸어나오면서도 그는 계속 울어댔다. 그야말로 '꺼이꺼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그런 모습이었다.
나는 그 선수를 지금도 잊지 못한다.
그 선수의 이름은
'폴 개스코인'
뒤에 세계 최고의 플레이메이커중 한명으로 꼽히게 되는 선수다.
그의 플레이는 화려함 그 자체였다. 세리에A에서도 라치오팀에서 뛰며 라치오팀이 '세리에 A 최다득점 팀' 기록을 갈아치우는데 한 몫을 당당히 차지했다.
잉글랜드의 EURO1996 4강, 1998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끈 그의 플레이는 한마디로 말하자면...지금 베컴? 베컴은 아직도 개스코인에 비하면 어린애다. 지단? 지단의 정확함과 냉정침착함은 개스코인보다 한수 위일지 몰라도 상대의 약점을 한방에 박살내는 스루패스 능력이나, 창의적인 개인기는 전성기의 개스코인에 비한다면 아직 멀었다고 나는 아직도 생각한다.
이 선수도 어렸을 때 이렇게 울어댔다.
패배의 순간에서 그것도 조금만 더 다가갔으면 이길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그러한 '박빙의 승부'에서 자기에게 쏟아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그리고 자기도 욕심이 있는 무대에서 좌절함에 따른 울음...
시대가 다르고 무대가 다르지만 분명 이천수의 울음과 개스코인의 울음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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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야!
너도 아직 어리다. 이제 스물이 갓 넘었을 뿐이고...
너도 아직 도전해야 할 것이 많다.
너가 뛰어야 하는 무대는 올림픽뿐이 아니다.
세계 최고의 테크니션들이 즐비하다는 스페인 리그도 너가 정복해야 할 무대다.
그리고 2년뒤의 월드컵도.
넌 아직 월드컵에서의 마수걸이 골을 넣지 못했잖니?
패배의 기억은 가슴 한편에 놔두어라. 지우지는 말고.
이번의 패배는 너를 분명 한단계 성숙하게 해 줄 거다.
그리고 지금의 눈물을 잊지 마라.
그리고, 너와 비슷했던 세계 최고의 선수가 있었음도.
난 너를 믿는다.
몇년뒤.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너의 빛나는 플레이를 볼 수 있고.
그로 하여금 그 하늘에 태극기가 가득 차 있게 됨을.
난 꿈에서뿐이 아니라.
현실에서 보고 싶으니까.
그리고...그걸 실현시켜줄 사람중 한명이
너라고 믿고 있으니까.
# by | 2004/08/24 00:45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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