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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 설명....꺼무위키스런 이건 또 머지 주인장 일기

https://blog.naver.com/naver_diary/222098454082


네이버에서 이런게 올라왔는데.
...너무 오류가 많아서 그냥 믿고 거르십시오.
이 무슨 꺼무위키 수준이야.

이름 개판으로 쓴것도 그렇지만.
비누에 있어서 절대 빠지면 안되고 절대자가 아닌 니콜라 르블랑만 이야기 한 건 정말정말 너무한거죠.
니콜라 르블랑이 '세탁' 이라는 것에 있어서 큰 역할을 했기에 이렇게 설명되는 예가 너무 많긴 합니다.

사실 비누 역사에 있어서 절대 빼면 안되는 분은 '쉐브럴' 이라는 분입니다.
꺼무위키에서도 보면 르블랑은 '비누의 단가를 획기적으로 내렸다' 라고 했지만 천만의 말씀.
비누의 단가를 획기적으로 내린 분은 쉐브럴입니다. 르블랑이 아니에요. 르블랑은 어쩌다가 재료를 제공해 줬을 뿐이지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는 못했습니다.(나중에 더 싸게 만든 솔베이도 있고 공업적으로 훌륭한 전기제조법도 있으니만큼)

앞뒤 관계가 바뀐 겁니다. 물론 연대순으로는 르블랑이 앞서지만 제대로 따져보면 르블랑이 단가를 내린 분이 아니라 쉐브럴이 단가를 내린 분입니다.
즉 꺼무위키의 저 내용은 제가 채첨한다면 '-200점' 내겠습니다. 잘못된 지식전파를 한 거죠.
물론 르블랑이 가성소다를 기존의 방법보다 싸게 만드는 방법을 알아낸 것은 맞습니다.
근데 그건 '비누'가 아니라 '세탁용 세제'였고 공업적인 데만 쓰던 머랄까 옛날에 양잿물 만드는데 쓰는 가성소다 싸게 만든것에 불과하고 비누용으로는 안쓰였습니다.

그당시 비누 원료인 잿물의 원료+기름 을 아아아주 고오급진 재료를 썼거든요. 그래서 의류세탁용으로는 르블랑이 만든 가성소다를 썼지만 사람이 쓰는 비누는 아아아아주 비싼 고오오급진 거였다는 거.

그런데 왜 셰브럴이 중요하냐?
이분이 비누 성분 연구하면서 요즘말로 '광역 딜'을 터트려버려요. 진짜 LoL의 '펜타 킬' 수준입니다.

비누성분 연구하면서
1. 비누의 성분은 소다+기름 이면 만들 수 있음!
2. 재료의 고오급도와는 상관없음!
3. 즉 아아주 비싼 해초의 재를 안써도 되고 최고급 올리브유가 아닌 냄새 적당한 기름이면 비누 만드는데 문제 없슴!

이 결론을 이끌어내니까 조온나리 비싼 해초 태운(이 해초도 아무 해초나 쓰는게 아니고 비누용으로 쓰는 해초가 따로 있었으니...그러니 가격이 엄청 비쌌던거죠) 잿물 안쓰고 르블랑법으로 가격 낮은 가성소다 쓰면 됨! + 최고급 올리브유만 쓸 필요 없음! (아 그래도 생선기름은 냄새 존나리 나니까 냄새 적당히 괜찮은 기름 쓰자. 그럼 중급 올리브유나 콩기름 써도 되네? 그거 가격 싸잖아!

이래서 가격이 확! 떨어지고 비누의 대중화를 열게 된 겁니다.
근데 제가 왜 '광역 딜' 이라고 했느냐?
이 연구에서 또 나온게 하나둘이 아녀요.
이 과정에서 이분이 스테아린산을 발견했는데 이걸 또 이분이 어디에 써 먹냐면...
양초에 써 먹습니다.

이게 오래전 프랑스 페로 동화나 그림 동화 보면 초 심지 잘라야 하고 촛불 지키는 하인들 나오는데 요즘 분들 입장에선 '왜 그런 사람들이 있는거지?' 할겁니다. 그런 동화들 보면 원작에 살 붙여서 '그당시 양초는 불쉽게 꺼졌음' 이라고 부연설명 넣기도 하는데...
이 셰브를 이전엔 동물지방이나 밀납을 굳혔지만 촛불에서 나오는 열기 때문에 그냥 녹아내리고 구부러지고 했거든요.
근데 쉐브럴 이 양반께서 비누 연구하면서 '어? 스테아린산이 많은 비누는 딴딴한데? 성능도 큰 차이 안나고? 그럼 이걸 양초에 넣으면 딴딴해지고 성능은 어떨까?'
...네 양초 딴딴해지고 성능은 되려 더 밝아지는 현상 일어남.
당대 조명기구의 혁신을 불러왔습니다.

참고로 이분 103살까지 사신 화학자이신데...100살 생일날에는 당시 프랑스의 모든 양초공장에서 셰브럴 100세 축하기념으로 하루종일 몇만개의 양초를 켜두었다는 전설적인 생일축하를 받기도 한 분이십니다.

근데 여기서 안끝납니다.
이분의 매의 눈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어요.
'비누를 만들 때 재료를 50+50을 넣었는데 왜 완성된 비누는 100이 안되는거야!'
하면서 사라지는 약 5의 양을 찾기 위해 눈을 부릅뜬 결과...
발견합니다.

"재료양 100중 5는 글리세린이 되네?"

이렇게 정리를 합니다.
당시 글리세린은 별게 아니었는데...
나중에 되니까...이게 또 아주 중요해집니다.

네...니트로글리세린을 만드는데 이 비누라는게 대량으로 만들잖아요? 그러니 글리세린이 엄청 많이 나오니까...니트로글리세린 만드는 곳에서 원재료를 여기서 조달합니다.
네...인류의 폭약에도 관여하셨죠. 여기까지 3킬째.

근데 이 글리세린이 니트로글리세린만 쓰나요? 화장품에 많이 들어가죠. 이래서 4킬

근데 이분이 만든 스테아린산이라던가 그런게 또 어디에 쓰이느냐?
...마가란입니다.
네 마가린 만들 때 과정중 일부가 셰브럴 이분이 분석한걸 다시 환원시키는 과정 및 불포화지방산 관련 연구가 관여되어 있습니다.
(불포화지방산 관련에서 셰브럴의 연구에 보면 '마아가린산' 이라는게 나오는데 이름만 같지 성분 같지는 않습니다. 현재는 또 이름이 바뀌었지요)
마가린 만들 때의 프랑스 화학자가 셰브럴 이분이 만든 연구를 기반으로 변형시켜서 만들었어요.
이렇게 해서 펜타킬 완성.

...인류 역사상 이런 존잘 화학자 드뭅니다.
킬수들도 장난 아니지만 이 킬수 자체들이 다 인류 역사를 꽤 흔들어 놨고 아시다시피 비누는 지금까지도 '인류의 생명을 많이 살려낸 발명품 TOP 2'에 들어가지 않습니까.

거기에 조명에 먹거리에 폭약에 화장까지...
근데 이분이 여기까지만 관여한건 아니라서 미술사에도 이분의 연구가 현재도 남아있을 정도의 존잘이십니다.
거기다 103살까지 사셨던 장수 화학자...
이분 프로필 사진을 그 유명한 사진가 '나다르'가 찍어남겼는데 그게 100살 넘어서의 기념사진이었...

여튼 네이버에서 야심차게 했다지만...너무 수준을 낮게 잡은게 아니라 오류의 난무들이라...
이거 혹시 X무위키를 레퍼런스로 썼나? 싶을 정도입니다.
물론 X무위키뿐 아니라 다른 위키들도 레퍼런스로 쓰면 안되죠. 위키같은 집단지성으로 만든 프로젝트는 좋은 면도 있지만 레퍼런스로 쓰면 절대로 안되죠.
X무위키만의 문제는 아니고요 위키는 종류불문 다 그런 문제 있어요.

네이버캐스트가 이전에 아주 좋은 내용들이 많아서 좋게 봤는데 이런게 올라오다니...어허허허 파급력 생각한다면 저렇게 만들면 안될 일이거늘...

덧글

  • 도연초 2020/09/25 22:46 # 답글

    설민석 최진기 같은 인간들이 강의를 하는 것보다 더 질이 나쁜 위키...
  • 홍차도둑 2020/09/26 03:51 #

    셋다 같습니다.
    위키 때문에 잘못알려진 것들이 어디 하나둘이어야죠.
  • 문제중년 2020/09/26 02:49 # 삭제 답글

    르블랑은 가성소다(수산화나트륨)가 아니라 소금과 황산에서 출발하는 탄산나트륨(소다회)을 만듭니다.
    동시에 환경오염도 같이 만들어 내죠.

    르블랑이 물고빨리는 이유는 이 양반이 알칼리 산업을 처음으로 본격화시켰기 때문입니다.
    그 때까지 나무나 해초 태워서 얻어내거나 혹은 리비아같은 건조 지역에서 지표면을 긁어내다시피해서 얻어내던
    탄산나트륨(및 탄산칼륨) 대신 소금과 황산에서 탄산나트륨을 만들어 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저 양반 덕분에 이미 저 때 탄산나트륨을 아주 많이 소모하던 면 산업과 제지 산업, 유리 산업이 더욱 더
    재미를 보게 됐기 때문입니다.

    비누 제조업 역시도 탄산나트륨이 있음으로 제대로 돌아가게 됐죠.
    저 때 당장 비누 만드는데 사용되던 알칼리가 바로 탄산나트륨이었으니.
    (19세기 중반까지 비누 제조용 알칼리는 탄산나트륨이 주종이었고 가성소다는 더 이후에 사용됩니다.
    왜냐면 가성소다가 비쌌거든요.)

    참고로 가성 소다의 경우도 저 때는 탄산나트륨으로 만듭니다.
    고체상의 수산화칼슘과 탄산나트륨을 혼합해서 열을 가하면 수산화나트륨과 탄산칼슘으로 변하니.
    물론 지금은 전기분해가 끼어있는 chloralkali process를 사용하긴 합니다만 - 대략 세계 생산량의 70% 가량 -
    간혹 여전히 탄산나트륨과 수산화칼슘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p.s :
    그 후 탄산나트륨은 19세기 말에 솔베이 법으로 본격 플랜트 굴리면서 부산물 챙겨먹고 뺑뺑이 돌리는 방법을 통해
    더 많이 생산되게 됐고 지금도 여전히 매우 중요한 화학 물질로 기본 톤 단위로 거래 됩니다.

    더불어 르블랑 법과 솔베이 법 모두 쓰면서 소다 장사하던 한 회사는 지금도 장사 잘해먹고 있습니다.
    물론 이 회사는 소다 장사에서 손을 땐지 오래지만 그래도 이름에 오래전의 돈벌이 흔적이 남겨져 있죠.

    BASF요.
    Badische Anilin und Soda Fabrik, 바덴 아닐린과 소다 공업(사).

    p.s :
    참고로 19세기 직전까지 비누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잿물을 준비합니다.

    2. 고기 삶아서 나온 지방에다 1을 부어넣습니다.

    3. 하루종일, 그야말로 하루종일 저어줍니다.

    이런 작업은 집에 있던 여자들이 하던 일로 치부됐고 - 버터 젓는 일만큼 고되고 짜증나는 일이었죠.
    군대에서도 저런 식으로 만든 비누를 보급합니다.

    당시 군대는 연대 단위로 지역 주둔지를 가졌고 여기에는 거의 필수적으로 군인 가족들이 끼어있었으며
    군대 식사는 그놈의 염장 고기를 물에 삶는 것부터 시작하던터라 지방분도 그렇게 얻어낼 수 있었죠.

    참고로 나무 잿물(= 탄산나트륨 / 탄산칼륨 포함)와 지방으로 비누 만들기.

    https://www.youtube.com/watch?v=YHzAjgGYtDI

    그리고 저 잿물을 밀어낸게 바로 르블랑 법으로 만들어진 탄산나트륨.
    잿물이고 뭐고 만들 필요없이 지방분에다 가루 털어넣고 물 좀 부어주고 휘휘 저어주면 비누가 만들어집니다.
    하루종일 저어줄 필요도 없고 결과물도 깨끗하니 좋은 일이었던거죠.
  • 홍차도둑 2020/09/26 03:50 #

    엇! 이런 누추한 이글루까지 오셔서 좋은 댓글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쉐브럴을 꼽은 이유는 그 성분이 이거니까 이거 써도 됨! 이라는 것을 증명해서 재료의 폭을 넓혀주면서 단가를 내려버렸기 때문이죠.
    이야기하신대로 르블랑의 그건 이전의 소량생산에서 대량생산>거기다 원재료를 구하기 쉽고 단가가 낮은 것으로 생산하게 해서 대량생산+단가하락을 동시에 가져온거기 때문에 빠질수 없는 것에다가 그 시점이 쉐브럴보다 먼저 실행해서 그 '기반'을 닦아준 부분이 크니까요.

    하지만 쉐브럴이 절대 빠지면 안된다는게 그걸 비누에도 써도 된다는걸 학문적으로 밝혀서 비누 제조의 폭과 댓글 끝에 적어주신 그런 속업! 결과물 업!을 증명하는 분이고 그로 인해 비누의 대량생산과 보급이 일어났기 때문에 르블랑보다는 쉐브럴을 빼놓으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올습니다 ^^

    다시한번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 muhyang 2020/09/26 13:36 #

    오프토픽이지만 솔베이도 장사 잘 하고 있지요.
    (화학 전공이지만 역사는 젬병이라 그 이상은 패스)
  • 문제중년 2020/09/26 11:11 # 삭제 답글

    쉐브럴의 비누화 연구 - 다르게 하자면 지방산 연구 - 의 업적은
    그 때까지 경험적으로 주먹구구식으로 흘러가던 비누 제조를 산업화하는 바탕을 마련했다는 점입니다.
    비누화를 하면 비누만 아니라 글리세롤같은 다가 알코올이 만들어지며 좀만 손보면 지방산도 얻어낼 수 있으니
    이걸 분리해내서 여러가지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린 셈이거든요.

    즉, 유지류를 사용하여 비누와 글리세린을 만들고 이게 돈이 안될 수가 없다는걸 보여준 셈이자
    아줌마들 몇몇이 막대기로 휘휘 저어대는 가내수공업이 아닌 돈을 투자해서 공장 만들고 거기서 나온 대량의
    생산물로 돈을 더많이 버시라는 베이스를 만들었다는 겁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초창기 유기 화학계에서는 파스퇴르 같은 인물이었다는 거죠.

    반면 르블랑은 무기화학과 화학공업을 시작한 인물이자 화학을 연금술이 아닌 산업으로 만든 이였으며
    부차적으로 토머스 미즐리같은 후대의 불행한 화학자의 전형을 보여준, 화학계의 프로메테우스라 칭송받아도
    무리는 아닌 인물이었죠.


    p.s:
    재료의 경우는 저 때 이미 다양한 지방(기름)으로 하고 있었으며 당시 가장 흔히 사용되던 것은
    소와 돼지 유지였습니다. (양도 사용됩니다.)
    이 둘은 축산업의 부산물로 당대에 이미 윤활유와 방수용등으로 중요하게 사용됐었던 물질이자
    다르게 말하자면 가장 구하기 쉬웠던 유지류이기도 했었죠.

    그리고 저런 중요함은 시간이 지나 산업으로서의 축산업을 만드는 기반이 되기도 합니다.
    대량으로 키우고 대량으로 도축장에 밀어넣으면 도축장 에서는 고기가 옆의 공장에서 유지와 가죽과 골분이
    쏟아져 나오게 됐으니.

    더불어 저런 유지류의 수요 증가는 대양의 고래때를 작살내는 효과도 가져옵니다.
    고래 기름 역시 구하기 쉬운 유지류로 일치감치 등화용 외에 유지류 본연의 목적으로 아주 잘 사용되죠.

    p.s:
    유지류가 솥단지에 뜬 기름을 걷어내는 것을 떠나 공장에서 생산되고 공업 제품으로 활용되던건 1차대전중
    으스스한 루머를 만들기도 하죠.

    전사자의 시체를 수거해서 공장에 집어넣어 기름을 짜내고 이걸로 비누도 만들고 운활유도 만들고 마침내
    마가린까지 만들더라는 시체 지방 이야기 말입니다.
  • 홍차도둑 2020/09/26 12:31 #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가끔가다 이 누추한 블로그에 들러주셔서 따끔한 지적이나 제 지적 궁금증을 풀어주셔서 늘 감사할 따름입니다
  • 과객b 2020/09/26 18:01 # 삭제

    늘 그렇지만 오늘도 많이 배우고 갑니다
  • 타누키 2020/09/26 21:35 # 답글

    오오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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