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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워크 주인장 일기

'인사이드 워크' 라는 말은 야구 용어인데...
이른바 포수와 투수간의 '배터리'에서 이전에 '포수리드' 라고 부르던 부분을 말하는거다.

이거에 대해서 김응룡 전 해태 감독이 한번 모 신문사의 인터뷰에서 밝힌 적이 잇었는데..해태 시절이니까 선동렬과 장채근이 배터리를 세웠다고 가정하면 이 둘이서 경기 전에 연습투구 하면서 하는 이야기가 각 구질들의 속도, 각도, 로케이션 등등의 여러 구질들을 보면서 '오늘 이 공은 좋다/나쁘다'에 대해서 여러가지를 파악한 뒤 각각 구질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고르고 그것을 어떻게 구사할 것인가에 대한 시나리오를 몇개 짠다고 이야기 한 바가 있다.

축구도 비슷함. 다만 변수가 더 늘어나는거고 이걸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해야 하는 부분들과 실행해야 하는 부분들이 더 늘어나면서 조합이 아주 그냥 복잡해 지는 것 뿐이지.
이전에 그것도 오래 전이구만...20년도 더 전에 하이텔 축구동 시절에 팀 짜서 나갔을 때 실제로 나하고 학교 축구서클 선배하고 가서 그랬던 적이 있다. 상대팀에 나와 그 선배 둘이서 해서 정규팀 박살내다시피 함.
나중에 황당해 하는 그분들께 이렇게 말해드렸었지...

"팀에서 두명만 눈 맞으면 상대팀 괴롭히는거 문제도 아님. 세명에서 네명 되면 상대팀은 그냥 박살나는거고"

이 눈맞는다는게 머냐면 그 선수가 어떤 위치에 놓을 때 가장 좋은지 알고 있고 그걸 만들어 가기 위한 것. 패스를 넣는다 해도 그 선수가 받기 좋게만 놓을 때도 있고 그 다음까지 가는 것으로 놓을 때도 있는데 그것에 대해서 말하기 전에도 다 딱딱 서로가 알아서 해쳐먹으면 상대 입장에선 환장하는 거걸랑.
농구에서도 매직 존슨이 매직 존슨일 수 있었던 이유는 주변에 엄청난 선수들이 있어서 그 패스 받아먹을 수 있어서지 그렇지 못하면 매직 존슨느 헛짓거리만 하는 '이상한 색히'가 되어버리게 된다.

빌드업 이라는 것이 가장 효율적으로 발휘될 때는 이런 '눈맞는' 선수들이 나올 때인데 이걸 만들기 위해 하는 짓이 프로건 선발팀이건 발맞추는 거라는 거. 발맞추며 보다 보면 대강 알게 되거든. 그걸 또 감독들도 파악한 뒤 하는게 바로 '장점의 극대화'냐 '단점의 최소화'냐 등의 팀 방향을 잡고 맞춰나가는 거임. 그렇기 때문에 '플랜 B' 라는 것은 사실상 없게 되는거지. 하나의 방향을 잡고 나가야 하는데 웬 곁가지가 나와...거기에 신경쓰게 되면 팀 발란스가 망가져버리게 됨. 애당초 경기 시나리오 안에서 몇가지가 있다지만 그것도 보면 위의 선동렬과 장채근의 대화에서 나온 것처럼 '어디까지 고려 해 놓는가' 에 대한 부수파생물인거지 아예 달라지는것이 아니거든.

그런 의미에서 조지아의 경기 이후 이번 경기도 마찬가지. 시나리오 없이 중구난방으로 가면서 그냥 상대에게 '이름값'으로만 이기려는 이 모습의 또다른 재현이로세.
머 오늘 경기에서 쓸만한건 그거밖에 없음.
해설위원들의 포멧이 어쩌고 저쩌고는 다 건너뛰세요. 현장중계면 모르겠는데 TV화면 가지고 그런거 판단 다 못합니다.
+ 저회전이건 무회전이건 딱 봐도 회전 냅다 엄청 걸어놨는데...먼놈의...그냥 해설 끄고 보고 싶어...소리 볼륨 줄이면 경기장 사운드가 안들리니 박진감이 떨어져서...끙
결국 나중엔 자기들 잘못 알았는지 입 싹 씻더란.

+ 김신욱 그거요...골키퍼 날렸다니 머니 하면서 칭찬 비슷하게 하던데...그거 심판 잘못 만나면 딱지받아요.

+ 손흥민이라는 괜찮은 어태커를 왜 이상하게 쓰는건지 원. 하긴 그러다가 날강두 있었을 때도 그렇게 말아먹었는데 그 시나리오를 또 열심히 재현중이라는 것에서 웃지도 못하겠네.
+ 진짜 손흥민의 코너킥은 제발 안찼으면 싶음. 킥을 못찬다는 의미가 아니라 손흥민은 코너킥 상황에 필드에 박아놔서 여러 공격옵션을 줄 수 있는데 왜 코너킥을 차서 체력도 빠지고 공격옵션 몇개를 쓰지도 못하게 봉인 거는 건 머요?

덧글

  • TroyPerCiVal 2019/09/11 20:18 # 답글

    농구에서는 비슷한 예시로 스티브 내쉬, 제이슨 키드가 있죠. 동료들의 선호하는 자리와 슛 폼, 그날 핫핸드인지까지 고려해서 그 자리에서 바로 슛을 릴리스할 수 있는 자리로 패스가 간다고 하죠... 그러니 같이 뛰면 동료들 스탯이 좍좍 오르는.
  • 홍차도둑 2019/09/11 21:59 #

    고전적으로는 래리 버드가 그런 사람이었지요. 래리버드는 경기전 경기장 마루바닥 다 확인해서 야구의 '불규칙 바운드' 일어날 만 한 곳에서 집중수비 들어가서 상대방 드리블 실수까지 유도했다고...모르는 사람들이 볼 때 래리 버드는 '저 사람 그리 잘하는거 같진 않은데 왜 레전드여?' 소리 나오게 하더라구요...

    그런데 그렇게 눈 맞추는게 쉽진 않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그 '컴비네이션'이 한명 더 늘어날 때마다 난이도는 제곱으로 늘어나는지라...어허허허
  • 끄적끄적 2019/09/12 11:17 # 삭제 답글

    결국 베스트 일레븐 구상의 첫 착점이 손흥민이 아닌 겁니다.
    아니 그거야 뭐 감독 맘이긴 한데..... 대한민국이 달리 선택의 여지가 있기나 한 스쿼드인가.
    최종예선에서 참교육당하는 것보다 지금 일찌감치 망신살 뻗치고 수정하길 바라는 수밖에 없군요.
    아이고 두야.
  • 홍차도둑 2019/09/12 23:22 #

    그게 되었다면 벤투는 아직도 폴투갈 감독 하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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