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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베니스터 옹 타계


"1마일 경주" 라는 이 부분은 리더스 다이제스트 한국판에도 소개되었던 육상경기의 명승부 중 하나입니다.
언제 한번 소개할까 했는데 그 명승부를 만들어 낸 로저 베니스터옹이 타계하셨네요.

페이스메이커의 활용과 인터벌 트레이닝의 중요성 뿐 아니라 400m 트랙을 네바퀴 도는 동안에의 페이스 배분을 위한 방법을 연구하다가 내린 결론이 바로 '페이스메이커의 활용' 이었습니다. 이 분야의 선구자이시죠.
요즘 그놈의 '페이스메이커' 관련 논란으로 이 분을 소개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놓고 고민되기도 했어요.

로저 베니스터는 이렇게 페이스 유지 하다가 막판에 폭팔적인 레이스로 유명했습니다. 
반면 상대였던 존 랜디의 경우는 4바퀴를 1분 안쪽으로 계속 유지하며 달리는 페이스배분을 정확히 하는 냉철한 경기운영으로 유명했던 선수입니다.


로저 베니스터와 존 랜디의 1954년 영연방 체육대회는 현재 육상에서도 '명승부'로 꼽히는 한 경기입니다.
이날 경기를 기념하고자 이 경기가 열린 스타디움에는 결승선 직전의 장면을 재현한 동상이 있어요.

로저 베니스터의 '팀 플레이'와 존 랜디의 '외로운 늑대'의 싸움으로 결론내지만 이들이 벌인 선의의 명승부는 무려 1980년대 영국 육상의 스타들이 불꽃튀기는 중거리 레이스 전쟁을 벌이기 전까지 깨지지 않는 기록으로 남을 정도로 1954년 영연방 체육대회는 지금도 육상계에서의 한 장을 차지하는 그것입니다. 괜히 리더스 다이제스트에서 기사 한꼭지를 마련해 준게 아니에요.

기사에 또 빠진 부분이 있다면 '로저 베니스터가 1분 벽을 깬 이후 얼마 뒤 존 랜디가 그 기록을 갱신했다' 라고 되어 있는 부분입니다.
이게 그냥 갱신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왜냐면 이후 영연방 체육대회까지 남은 몇달동안 두차례나 서로가 주거니 받거니 하는 '신기록 경쟁'을 해 댑니다.
그래서 1954년 한해 동안에 벌어진 '1마일 레이스 신기록 경쟁'은 당시 영연방을 뒤흔들어 버린 체육계의 빅 이슈였죠.
(물론 최고의 이슈는 '웸블리의 하늘 무너지다' 였습니다만)

1954년 영연방 체육대회는 그야말로 로저 베니스터와 존 랜디의 개성의 충돌이었습니다.
그리고 승자는 로저 베니스터였죠. 존 랜디가 미친듯이 앞장서며 튀어나갔는데 그 레이스 주도에 로저 베니스터가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다가 페이스가 떨어지고 결승선 직전 존 랜디가 뒤를 돌아보는 순간 앞질러 버리면서 승부가 골 라인 몇미터 앞에서 결정지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동시에 그 대회 전까지 서로가 주거니 받거니 한 기록을 동시에 넘어서 버립니다.

그리고 그 기록은 무려 30년 정도나 깨지지 않았습니다.
그 30년동안 트랙은 우레탄 트랙으로 바뀌었고 신발도 재질의 향상 등으로 선수들에게 더 좋아졌다는 걸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이 둘이 펼쳐낸 '인간 한계에의 도전'은 지금 스포츠역사가들이 다시 이야기하며 하나의 '영웅담'으로 남기기에 절대 부족하지 않은 한권의 책으로 만들어도 되는 장대한 모놀로그입니다.

언제 몇꼭지에 걸쳐서 소개할 날이 있겠습니다만...
이런 업적을 남긴 거인께서 소천하셨음애 애도의 뜻을 남깁니다.


PS: 만화 좋아하는 분이라면...'어? 혹시?' 하실지도 모릅니다.
      그렇습니다. 작가가 직접 밝히지는 않았지만 '마스터 키튼' 에서 나온 [Fire & Ice] 의 두 주인공의 모티브는 로저 베니스터와 존 랜디 이 두분일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덧글

  • 자유로운 2018/03/05 00:03 # 답글

    정말 대단한 이야기네요. 간단히 정리하신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피가 끓는 느낌입니다.
  • 홍차도둑 2018/03/06 20:30 #

    더 길게 글을 써야 할 부분이지요. 너무 짧게 정리한 것인데도 스포츠를 아는 분들이라면 '어? 머? 머라고?' 하는 분들이 계실 정도니까요.

    언젠가 정리해 보겠습니다.
  • 2018/03/05 15:2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3/06 20:3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위장효과 2018/03/05 21:52 # 답글

    그 해당 에피소드 볼 때 제일 먼저 떠오른 게 영화 "불의 전차"였고 그 다음이 로저 베니스터와 존 랜디 두 위인의 이야기였습지요.
  • 홍차도둑 2018/03/06 20:33 #

    전 불의 전차보다는 로저 베니스터/존 랜디 이 두분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실은 불의 전차는 ... OST는 하도 많이 광고에서도 들어서 아는데 정작 영화는 엄청 나중에야 봤거든요 ㅎㅎㅎㅎ
  • Troy_PerCiVal 2018/03/06 18:11 # 답글

    전혀 모르는 분야였는데 잘 읽고 갑니다.
  • 홍차도둑 2018/03/06 20:33 #

    언젠가 길게 쓸 날이 있을 겁니다. 그때 더 탐독해 주시옵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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