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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만화 '슈퍼닥터K'의 한 일화. 주인장 일기

알파고 이전에 만화 '슈퍼닥터K' 에 나오는 한 일화가 있다.
K의 대학교 시절에 그의 무서운 실력을 보고 2인자가 될수는 없는 뛰어난 의사가 외과의가 아닌 다른 의료연구쪽으로 가는데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든 것.
그 기계를 설명하는 그의 대사가 지금의 알파고와 겹쳐보인다.

"이 기계에는 백만개가 넘는 카르테가 입력되어 있다. 인간 의사 몇백명이 평생을 진찰해도 닿지 못할 숫자의 카르테야. 이걸 기준으로 판단하고 치료를 하는 기계다. 이 경험치는 인간이 절대로 따라오지 못하는 경험치다"

이 부분에서 '판단 능력'이라는 가치판단만 제대로 할 수 있다면 이 부분은 분명 맞다. 컴퓨터의 무시무시한 연산능력은 비록 2진수라는 방법으로 10진수 4를 100으로 나오고 8만되도 1000으로 자릿수가 후딱후딱 늘어나는...인간이 보기엔 귀찮은 엄청난 자릿수의 숫자들도 인간이 1초에 1개를 연산하면 백만을 넘게 연산하는 무시무시한 연산능력으로 2진수라는 '후딱 자릿수가 늘어나는' 체제의 그것을 엎어버리는 스피드다.
가끔가다 듣게 되는 '천재'들의 엄청난 계산능력을 이야기 하면 그 사람들에게 '어떻게 이렇게 빨리 푸냐?' 라고 할 때 그걸 제대로 설명한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냥 '답이 나오던데요?' 라는게 그들의 대답이었고 그래서 '얘가 웬 이런 비상한 능력이야' 가 아니라 '이쉑히 어디서 컨닝했구나!' 하고 두들겨 맞았다는 일화들이 어디 한둘인가.

물론 이런 인간의 신비라는 것이 바둑이라는 분야에서는 정확한 가치를 평가할 수 없는 '두터움'과 '세력'이라는 부분을 명확하게 계산해 낸 사람들이 있지만 이 부분도 '정확하게 계산'하는 부분은 웬만한 단순 경험으로는 안되는 부분이다. 이걸 흔히들 '감각' 이라는 걸로 퉁쳐버리는 '비논리적'인 부분으로 넘겼던 것은 그런 '연산' 부분을 이론적으로 정리해서 '다른 사람도 똑같이 하게 하는' 방법론을 정립하기 전까지는 이건 '천재'와 '비전'으로 남겨졌던 부분이다.
지금까지 남아있는 바둑의 역사는 그런 부분들을 이야기 하는게 꽤 된다. 그래서 '바둑 역사상 최고의 레전드로 꼽을 사람은 누구냐!' 를 놓고 지금도 첫손 꼽는게 이창호나 이세돌이 아니라 일본의 '혼인보 도우사쿠'인 것이고.

슈퍼닥터K에서 나왔던 그 에피소드가 알파고와의 두판을 통해 생각이 나더라.
그 에피소드에서는 '불완전한 부분을 완성하기 위해선 역시 사람이 필요하다' 라지만 에피소드를 잘 뜯어본 분들은 이 말을 하실 것이다. '그 결말을 놓고 인간이 앞서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라고 말이지.

또다른 유명한 '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들' 에서 킹스필드 교수가 '쟁이들'(하버드 공대생들을 비하하는 말로 극중에 쓰임)의 컴퓨터에게 '법리적 해석'이 아닌 '도덕적 가치판단'을 법률적 문제로 슬쩍 바꿔놓고서 '승리'를 거둔 꼼수를 쓴게 있다. 아직도 AI는 이 부분에 있어선 손을 대기 어려워하는 부분이다. 
자주 사용되는 예가 '자동차를 운전하는 AI의 가치판단' 문제가 있는데 AI의 통제를 벗어난 자동차가 두가지 선택밖에 할수가 없고 제3의 선택은 불가능 할때 100명의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하는 쪽으로 가야 하는가 어린이 1명을 확실히 죽임으로서 끝내는 쪽으로 선택해야 하느냐를 놓은 일종의 '도덕 가치'는 손대지 못하는 문제를 내놓고 승리한 에피소드다.
바둑같은 게임이 아닌 '실제 사람 목숨'이 걸려있는 부분일 때 과연 어떡해야 하느냐...

이걸 끌고온다는 것 자체가 실은 '논점 이탈'이다. 이 이야기를 꺼내면 안되는 것이었다 이거지.

자 알파고가 지금 해낸 일은 '바둑'이라는 보드게임에서 '승리'를 위한 룰을 어떻게 해석하고 진행시켜야 하느냐 를 놓고 '바둑'이라는 게임의 착수의 가치판단을 훌륭히 해 낸 것은 확실히다. 이것은 이런 논리적 AI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진행시키는데 큰 진일보를 한 것이라 해야 한다.

바둑은 진짜 감각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논리로 시작해서 논리로 끝나는 부분이다. 감각이라는 부분은 이런 선택의 기로에서 '어디를 더 가치있는 것으로 판단하느냐'의 연속이다 이른바 '뒷맛이 나쁘다'는 것은 '실제로 그 안에서 수단이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그 불안함을 안고 가느냐와 불안함을 안고 가는 것보다는 훠~얼씬 적은 집밖에 차지하지 못하지만 단단하게 가느냐는 선택의 하나에 불과하다 둘다 장단점이 있으니까. 다만 그것에 대한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효율성'문제로 정리되게 되면서 그 수가 느슨했던 건지 그 수가 문제있던건지가 결정난다. 그런 부분이 바로 일어나지 않고 이후에 여러 부분들이 정리되고 확률적, 가치판단적인 부분들이 하나하나 처리되면서 '그 문제의 부분'으로 가는 '논리적 귀결'에 불과한데 이 부분을 '인간의 감각', '계산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설명한 것은 그동안의 설명이 부족했고 제대로 안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것을 그동안 그렇게밖에 설명 못한 것은 그 이유가 있지만 그게 모두 '감각적'인 것은 아니라는 거다.

이런 '설명을 못하는 부분'을 '설명' 해 내면서 인간의 지식은 발전해왔다. 알파고도 그 한 방법에 불과하다.
물론 '프로 바둑기사'들은 일 났지.
IBM의 딥 블루가 체스마스터를 박살내면서(그것도 역대 체스마스터중 최강을 가리라면 첫손 꼽는 가리 카스파로프를 상대로 이겨버렸으니) 그때의 거대 컴퓨터는 지금 스마트폰 앱으로도 그정도 성능을 낼 정도로 발전해 버렸다. 심지어 애플 앱에 있는 체스 프로그램은 체스 챔피언들이 쉽게 이기지 못하는 수준이다. 심지어는 어부님이 http://fischer.egloos.com/7138905 에서 소개해 주신
http://news.mk.co.kr/newsRead.php?no=360847&year=2015  이런 예까지 등장할 정도로 발전했다.
장래 바둑도 마찬가지의 길을 걷겠지. 함부르거님도 http://kimboss.egloos.com/3171291 이런 예상을 하셨지만 그건 그쪽 분들의 선택으로 남겨둬야겠지만...

여하간 '슈퍼닥터K'의 일화가 생각났다.
그리고 AI발전은 어디까지 갈지는 또 지켜보는 것 뿐이다. 우리는 참으로 다아나믹한 시대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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