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논의를 놓고 이오공감에 글이 두어개 올라왔다.
한국 스포츠의 방향을 제시하는 여자 축구계의 의미있는 시도 http://haime.egloos.com/1796040
양궁대표팀의 지옥훈련은 결코 우리의 자랑이 아니다. http://kixzero.egloos.com/3861626
한국의 양궁선수들의 혹독한 트레이닝에 대한 결과를 자랑스러워만은 할수 없다는 것. 뭔가 지금의 혹독한 엘리트체육의 결과가 아닌 좀더 '즐거운'체육을 보고 싶다는 요지의 글이었다.
일단 난 엘리트 체육을 직접 경험한 사람은 아니다. 국외자로서 지켜만 보아왔던 입장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보고, 선수들에게 직접 들은 여러가지를 보고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한국에서 스포츠란 또다른 진학, 그리고 자기의 밥벌이 수단에 불과하다] 는 것이다.
너무 험악하게 서두를 시작하나?
그런데 그렇게 생각할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들의 훈련량은 일반인들을 상상도 할수 없다. 뭐 문자 그대로 '살인적'인 '지옥훈련'으로 그들은 전사가 되어간다.
모든 것은 국제대회의 성적으로 나올 뿐이며 그 결과로 나오는 체육훈장, 그리고 나오는 포상금과 연금. 그러한 보상을 노리는...운동기계로 보여질 수 밖에 없는 면도 많다.
그 과정에서 나오는 비인간적인 면들...수도없이 많다.
어릴 때부터 트라우마에 시달릴 정도로 두들겨 맞는거...이거 학원스포츠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다 클대로 큰 메이저 종목의 프로선수들도 가끔가다 구타가 난무한다고 하면 여러분들은 믿겠는가?
그런데 실제로 구타가 있다. 군기잡는다고 정신 차리게 한다고 용병들 저리가게 해 놓고 선배가 후배를 팬다. 그런 예들 있다. 그게 20세기의 일이 아니라 21세기인 현재에도 진행형으로 있다.(농담하는거 아니다)
그나마 남자의 경우는 그냥 맞는거로만 끝난다고 해도 여자들은 성폭력에까지 시달린다. 여자들이 당하는 성폭력이라는 것이 인간의 정서와 마음을 얼마나 황폐하게 만드는지는 내가 간접적으로 경험한 바 있어 얼마나 큰 일인지 알고 있다.(진짜 내가 바로 옆에서 경험하니 그 짓을 한 생퀴에겐 정말 살인충동 일어나더라...)
그러한 일이 중-고생들에게 일어나고 심지어 다 큰 선수들에게까지 일어난다는 것, 그리고 지금도 일부에서는 현재진행형이라는 여러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속 뒤집혀진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계속해서 이런 이야기를 쓴다 하면 뭐 논문 몇편 나올 수 있을 정도로 에피소드들이 줄줄이 나오지만 이 부분은 접도록 하자. 뭐 그리 좋은 이야기도 아니고 하니만큼...
그러나 이것도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현재 대한민국의 스포츠 단체들은 바보가 아니다. 라는 말을 하고 싶다. 여러분이 지금 열심히 선수들에게 동정을 보내며 '엘리트체육이 아닌 사회체육으로!' 라고 이야기 하는 동안에도 그러한 비난을 받으며 속이 상하면서도 묵묵히 사회체육쪽으로의 저변을 어떡하던 확대하려는 노력은 그치지 않고 있다.
또한 긍정적인 면도 있는 것이, 프로화된 스포츠에서는 그래도 나아지는 면들이 있다. 이미 프로밥을 먹은 선수들이 지도자세대로 들어서면서 시작된 것인데 이전처럼의 주먹구구식, 일단 몽둥이부터 들고하는 것이 아닌 자비 또는 구단에서 향후 코칭스태프진의 발전을 위해 해외연수를 보낸 사람들이 조금씩 코칭스탭의 자리를 차지했고 그리고 이러한 분들은 점차 연령대가 낮은 팀들의 지도자로도 하나둘씩 가고 있다.
나야 축구의 경우 그래도 들어오는 정보가 있는 편이니 그쪽만 예를 들어보자. '차범근 축구교실'로 시작된 여러 유소년 축구팀들의 탄생은 기존의 틀을 확실히 부셔버렸다.
학교에서 매맞아가면서 배운 선수들과는 달리 자기가 좋아서 즐기면서 찬 선수들이 유소년축구교실 출신이었다.
이들은 기본기가 확실하고, 축구의 흐름에 대해서 알고 있는지라 여러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격단의 차가 나기 시작한 것이다. 때문에 이전과는 다른 질서가 약간이나마 끼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몇몇 분들이 지적하신 '즐겁게 하는 것' 이 그나마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간과하면 안될 것이 있다.
'즐겁게'는 하되 '기본기'는 확실히 익히게 했다는 것이다. 이전엔 어땠냐고? 그야말로 요령 중심이었다. 일단 발만 빨랐다 하면 육상 아니면 축구였다. 스트라이커라면 일단 발 빨라야 했던게 한국축구, 특히 공격수들이었다. 그러나 차범근감독이 만들어서 뿌리를 내린 '유소년클럽'들은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축구였다.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차범근감독이 자기가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했을 때, 그리고 국외자로서 지켜봤을 때 변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다른 패러다임을 정착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에 만들었던 것이 이러한 유소년 클럽이었다.
이러한 것은 '차범근'이라는 스포츠영웅이 아니었다면 바뀌지 못할 질서였을 것이다.
다른 사람이 시도했다면 '듣보잡이 왜 깝치냐?'라는 공격을 받았을수도 있고 여러 지원도 없어서 조용히 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 분명 이전에 시도를 하셨던 분이 계셨을수도 있다. 그러나 그분들에 대해서는 모른다. 아무 정보도 없다. 나는 현재 차범근감독의 가장 중요한 업적으로 분데스리가에서의 활약보다는 '유소년클럽'의 시도와 정착을 든다. 이건 어찌 보자면 그 이전과 이후로 나눌수 있는 크나큰 변혁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축구 잘하는 나라들과의 차이는 있다지만 정말 1980-90년대와 비교해서 선수들의 개인기는 발전했다. 그점은 사실이다.
(농담 아니라 은퇴한 국가대표선수인 신태용과 같이 운동한 한 선배는 대놓고 '그 친구는 기술이 좋은게 아니라 요령이 좋았어'라고 까지 나한테 말한적이 있다. 이게 참 한국축구의 패러독스였다)
그래도 지금은 그러한 선수들을 찾기 힘들어질 정도로 선수들의 기량은 발달되고 있고 이들이 선수 은퇴를 하면서 다시 유소년클럽의 지도자로 흡수되면서 점점 어린 선수들의 기량은 늘고 있다.(10년전의 동년배들과 비교해본다면 확실히 위이다)
그나마 사회체육과 엘리트스포츠와의 결합이 슬슬 시도되는게 축구고, 야구도 비슷한 과정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미 야구도 사회체육으로서의 여러 클럽들이 있고 이들의 교류는 활발하다.
그리고 어린이 야구클럽도 점점 늘어가고 있다. 이전처럼 학교체육이 아닌 이러한 클럽으로 들어가서 즐기다가 싹수 있는 아이들이 선수과정을 밟아가는 코스를 야구도 이제 거칠 것이다.
대한민국의 메이저 스포츠라는 축구-야구-농구의 경우는 이렇게라도 변화 방향을 모색해 가고 있다.
다른 종목의 협회도 사회체육으로서의 저변 확대를 긍정적으로 보고 알게 모르게 지원과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모색을 하고 있다. 그냥 손 놓고 '국제대회에서의 성과를 위해 선수들을 조낸 굴리는' 것만 그들이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잘 알려지지 않았고 언론에서도 잘 알려하지 않을 뿐이다.
(거기다 이러한 투자와 노력이라는게 단시간에 뽑힐수도 없는 것도 있고, 한다 해서 잘 보이지 않는 부분도 있고, 지지부진하고 좀 더 할 것이지 하는 국외자로서의 깝깝함과 안타까움이야 있겠다.)
그렇다면 지금의 이러한 현상은 어디서 출발해야 하는가?
물론 시작은 그 옛날의 엘리트스포츠의 집중육성에서 찾아야 하고 아직 한국의 레저스포츠 저변이 덜하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이전의 군사정권하에서 스포츠는 국위선양의 도구로 사용되었으며 이점은 많은 분들이 지적하는 것이다. 올림픽이라는 전 세계가 지켜보는 대회에서 동메달, 은메달이라도 '리퍼블릭 오브 코리아'라는 국명 하나가 불려지기를 그렇게 바랬고 지금은 의미가 많이 축소되었지만 축구대표팀이 말레이지아, 인도네시아의 컵대회에 나가서 우승하는 것을 라디오로 들으면서 '대한민국의 건아'를 운운하며 기뻐하던 것이 엘리트스포츠의 의미이기도 했다.
유럽, 미국의 여러 사회체육들을 부러워하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그만한 저변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많은 부분에서의 발전은 있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사회체육이라 하면 흔히 말하는 조기축구회와 배드민턴으로 대표되었지만 지금은 많은 분야의 운동들이 사회체육화 되어 있다. 당장만 하더라도 서울 한강에 나가면 자전거와 인라인을 타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가. 그 외에도 많은 분야의 클럽들이 인터넷에 보면 엄청 많다.
이러한 다변화는 사회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야 가능해지는 면이 있다. 다양성을 위해선 그만큼을 뒷받쳐줄만한 저변과 경제능력이 같이 필요하다.
(물론 거기에 들어가는 것은 사회적 전통이라는 면도 있다. 이 부분은 생략한다. 이야기 하다보면 끝도 없이 나오게 되고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 우리의 유교 가부장적인 면 등 사회 전반적인 면으로 확대 재상샌되어버려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버리기 때문이다. 이걸로 인해 발생되는 스포츠쪽의 '비리'가 어디 하나둘이 아니란 말이다...)
또한 계기도 있어야 한다.
앞서 차범근이라는 영웅의 등장을 말했지만 핸드볼의 '우.생.순'도 그러한 예이다.
'우.생.순'의 대성공을 낮게 보는 분도 계시고, 드라마를 위해 사실을 희생시켰다고 보시는 분도 계시다. 그러나 난 '우.생.순'의 가장 큰 의미를 '관심'과 '하나의 키워드의 발생'으로 본다.
그 이전까지는 그야말로 4년마다의 관심과 함께 연패하기 시작하자 '우리나라가 여자핸드볼 잘하는구나'로 보는것이 당연시되지 않았던가?
그러나 '우.생.순'의 드라마화는 다른 관심을 가져왔다. 다른 비인기, 관심이 덜가는 종목들에 대한 관심들이 이젠 기본적으로 깔려버렸단 것이다. 이러한 위상 변화는 '우.생.순' 이전에 없진 않았다.
그러나 그것은 올림픽이 끝난 뒤 1주일간만이었다. "비인기 종목, 아무도 관심가져주지 않았던 그들의 성적, 우리의 사회체육이 더 발전해야 합니다" 라는 기사는 언제나 올림픽이 끝난 뒤 나왔고(그것도 특집기사로 말이다) 4년간 잠잠해졌다.
그러나 '우.생.순'은 메이저 언론들이 겉보기라도 계속해서 이러한 종목들에 대한 기사의 수를 계속적으로 늘리게끔 해 주는 효과가 있었다.
공중파방송으로 대표되는 언론의 관심이라는 것은 정말로 크다. 다르다.
내가 직접 겪었던 '붉은악마'라는 것도 언론에서 관심을 가지고 계속적으로 해주지 않았으면 이렇게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경기장에서 들었던 이야기는 '미친놈의 색휘들'이었으니까.
(더한 예도 있다. 유니폼 입고 자기 팀 응원하던 울산 현대의 초창기 서포터 분은 어떤 일 당했냐면...당시 울산 경찰서장이 서포팅하던 서포터 네명을 붙잡아 경기기 끝난 뒤 일장 훈시를 하면서 잡아놨었다. "니들이 한짓이 뭔질 알어? 임진왜란때 일본놈들이 한짓이란 말야!", "그게 무슨 응원이라고?", "경기장에서 왜 떠들어?" 라는 말을 운운하며 일장훈시를 해댄 사건이 있었다. 이게 겨우 10여년 전의 일이다. 1996년인가? 1997년인가의 일이었단 말이다)
요즘에야 유니폼 입고 다니는 것이 별 문제 안되고 일반적인 패션이지만 축구 유니폼 입었다고 '재 뭐야?' 하는 눈빛을 받으며 거리를 걸은게 1-2년이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이번 이오공감에 올라온 사회체육에의 전환에 대한 글들에 대해 섭섭한점이 없지는 않다. 어느 한 시각으로 보지 않았는가, 그리고 국외자의 입장으로서 여러 종목의 스포츠 협회들이 노력을 안하는 것도 아닌데...하는 부분의 시각이 빠진 부분은 아쉬운점이 있다. 내가 어쩌다보니 관여하고 있는 '축구'라는 메이저 스포츠에서도 많은 부분이 왜곡되어 보여지고 있는 면도 안타깝다.
그렇지만 이러한 글들을 보면서...
많은 부분이 발전하고 있는 것을 본다. 그리고 매번매번 무엇인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4년전의 아테네 올림픽에서의 장미란선수의 아쉬운 2등을 바라보며 우리는 장미란이라는 선수의 4년뒤를 기대했으며 여자핸드볼 결승전에서의 그 격전을 바라보며 '우.생.순'이라는 영화가 나왔고 그리고 '우.생.순'이라는 단어를 통해 다른 종목의 선수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2등 아니 참가한 선수들의 노력을 다시 보자', '우리 선수들이 언제까지 운동만 하는 머신이 되어야 하는가?'의 글들이 더 많아지며 다양한 모습으로 운동선수를 보는 모습을 보고 있다.
4년뒤에는 어떠한 키워드가 나와서 또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인가? 를 생각한다면...
분명 긍정적인 방향의 모습이 나올 것이다.
여러분들이 질타하지만 여러 스포츠 종목의 협회에서 일하는 분들은 바보들이 아니다. 그분들도 분명 '더 나은 내일'을 바라고 있고 자기가 애정을 가지고 있어서 자기가 일하는 분야에 대해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도 머리를 싸매고 여러 방향을 모색하고 한발 한발 걸어가고 있음을 믿어본다.
더 나은 내일을 바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바라는 것 아니겠는가.
PS: 협회를 조금일지언정 비호했다고 욕바가지 먹는거 아닌지 모르겠다. 첨언하자만 난 축구만 하더라도 갑갑한거 많아서 답답해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들이 음지에서 욕 바가지로 먹으면서도 어떡하던 뭔가 하려고 움직이는 것을 보기도 많이 본 사람이다. 다른 협회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로 들은 것도 있고 본것도 있고...하지만 움직이는 현실이라는 것이 쉬운것만은 아니고 그렇다. 그래도 그들 모두가 더 나은 내일을 바라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는 한 발전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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