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1976년에 처음 태어난 '록키'가 이제 30년을 맞았다.
우리나라는 이제 오늘 개봉이지만 이미 미국에선 작년 12월 22일에 개봉했다. 그러니까 30년이 된 작품이고 그리고 사실상 완결일 것이다.
록키라는 작품은 어찌 보자면 오손 웰스를 생각나게 한다.
'시민 케인'이라는 위대한 작품 이후 오손 웰스는 자신을 평해달라는 말에 이렇게 말했다.
"나는 정상에서 시작해서 바닥으로 내려오고 있다"
2. '록키' 실베스터 스탤론도 그렇다.
그때까지 철저한 무명배우였던 그가 당시 복싱 헤비급 챔피언인 무하마드 알리와 한 백인선수와의 경기에서 백인선수의 선전(결국 그 선수는 알리에게 두들겨 맞고 TKO패배했다)을 보고 감동받아 3일만에 내려써간 스토리가 바로 '록키'였다.
스탤론은 록키 이전에 30여편의 스토리를 썼지만 별루 채택된적은 없다 한다 뭐 거의 대부분 빠꾸맞았다고 알고 있다.
스탤론 본인도 단역배우였지만 그가 출연한 작품이 뭐가 있는지조차 모르겠다. 어떤 분이 그러는데 우디 앨런의 '바나나공화국'이라는 영화에 잠깐 나온다는데 그 영화를 본적도 없는 나로선 그가 단역배우였는지도 모를 그럴 기억이다.
그리고 그가 그 시나리오를 채택하는데 있어 '내가 주연이 아니면 안한다'라는 조건 때문에 영화사는 그걸 포기시키려고 시나리오의 가격을 올려버린다 내 듣기로는 30만 달러 정도로까지 뛰었다고 한다. 1976년에 30만달라면 거금일테니 스탤론 또한 '괜히 생고생하지 말고 그냥 30만달러만 받고 말까?' 하는 생각이 없었을까...
그래도 그는 도박을 한다. 그리고 그 도박은 스탤론의 일생에 있어 최고의 대박을 터트린다.
1977년 아카데미상에서 작품상, 편집상 등을 휩쓸어버리면서 '스탤론'(이게 그의 정확한 이름은 아니다. 그점은 뒤에 설명한다)이라는 사람은 확실히 떴다.
그리고 록키는 스포츠영화에 있어서 하나의 금자탑을 세운다.
3. 영화의 내용을 보자.
날건달 록키는 권투선수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탈리아계다.
'이탈리아 마피아'로 유명할 정도로 이탈리아인에 대한 차별은 미국내에서 심했다. 그 이민자들이 '마피아'라는 결사를 다시금 끄집어내야 했을 정도로까지 차별은 심했다. 그렇기에 록키는 제대로 된 직업도 못하고 결국 하는 것은 날건달로서 가끔가다 두목에게 지시받는 '빚있는 사람 족치는' 일이다.
그러나 무적의 챔피언 '아폴로 크리드'는 자기와 싸우려는 사람이 없자 결국 크리스마스에 이벤트경기로서 완전한 무명 선수와의 경기를 제시한다.
"미국은 기회의 땅입니다. 크리스마스는 인류에게 기적이 일어난 날이고요, 그러한 날에 그러한 이벤트 얼마나 멋집니까?"
아폴로의 눈에 뜬 것은 '이탈리아의 종마'라는 별명을 가진 록키.
"록키 이 선수가 좋겠군요, 아메리카를 발견한 것은 이탈리아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이탈리아의 위대한 챔피언 록키 마르시아노"
그리고 지명된 록키는 결국 챔피언과의 경기를 통해 전 미국에 자기의 존재를 알린다.
15회까지의 사투, 그 사투를 통해 록키는 세계 만방에 그의 이름을 알린 것이다.
더불어 실배스터 스탤론도 함께 말이다.
4. 실베스터 스탤론과 록키의 부침
실베스터 스탤론의 그 뒤라봐야 우리에게 있어선 '람보'로 밖에 기억이 나지 않을 것이다. B급 액션스타가 된 스탤론은 그 뒤 개인생활에도 부침을 겪었고 그와 더불어 그의 대표작 '록키'는 계속되는 시리즈가 되면서 더욱더 록키의 이미지는 사라진다.
특히 4편에서는 이건 완전히 '반공교육영화'로까지 전락되는 신세가 된다.
그리고 비디오 대여점에서 보면 가끔가다 볼 수 있는 액션물, 뭐 보고 싶지도 않고 추석이나 설 특집으로 나오는 그의 영화들 중 1976년의 '록키'가 아니라면 채널을 돌리게끔 되었다.
실베스터 스탤론, 그리고 록키 둘다 어둠속으로 잠기고 있었고 '1976년 작을 빼놓곤 없지 뭐' 라는 소리밖에 할수 없었다.
더불어 실배스터 스탤론도 나이를 먹어가기 시작했다. 1946년생인 그는 1990년대 중반이 넘어가자 나이가 50이 넘었다. 이제 액션물에도 출연하긴 어려워졌다.
(이 점에 있어선 곁다리 한마디를 꼭 해야겠다. 일명 3대 007로 유명한 로저 무어말이다.
여러분들이 잘 모르시겠지만 초대 007인 숀 코네리 보다 더 나이먹은 분이시다. 007하시려고 여러번의 성형수술로 주름 없애시기도 한 007이셨다. 철저한 프로의식을 자랑한 분이셨다.)
그래서 몇년전인가 나온 '록키5'를 보면서 '이건뭐여?' 라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그렇게해서라도 연명해야 하나...하는 지치고 늙은 맹수의 모습이었다.
이제 몇년 뒤엔 그의 부음을 들을지도 모른다고 생각되었을 정도였다.
5. 그래도 록키는 록키다.
이번에 다시 록키는 필라델피아로 돌아간다. 그의 시작점 필라델피아.
록키와 실베스터 스탤론은 투영되는 면이 무지 많다. 둘다 극중 나이도 같다. 60의 나이로 다시 링에 오르는 것이다.
둘 다 이탈리아계로서 고생을 많이 했다. 실베스터 스탤로네(이게 스탤론의 본명이다. 스탤론은 이탈리아계다.)라는 배우이자 시나리오라이터는 엄청 가난했다. 아내가 사진작가를 하지 않았으면 굶어죽었을지도 모르고 정말 길거리 양아치로 어디선가 죽었을지도 모른다.
그가 얼마나 가난했는지는 록키1 에서 보면 실제로 나온다.
록키의 집.
거기 정말 스탤론의 집이었다.
트레이너 미키가 찾아온 장면은 정말 스탤론의 집에서 찍은 것이다.
그때 스탤론의 말을 기억하는가?
“엄청 오래 걸렸군요. 내 집까지 오는 데 무려 10년이나 걸렸어요. 10년. 왜요, 내 집이 싫어서요? 좁아서요? 냄새가 나요? 그렇죠, 냄새가 나죠! 당신은 전성기를 얘기하는데, 그럼 내 전성기는 어디 있어요? 당신은 그거라도 있지, 난 아무것도 없어! 난 벌써 서른 살이야! 경기를 해봤자 엄청나게 얻어맞겠지, 다리도 팔도 이젠 전처럼 말을 안 들어! 이제 와서 날 도와주겠다고? 여기 들어오고 싶어요? 그럼 들어와요! 냄새가 지독해! 젠장 온 집안이 냄새 투성이야! 날 도와줘 보라고요!”
이 말을 한 그 좁고 냄새나는 아파트가 바로 스탤론의 아파트였다.
그리고 록키의 이 말은 분명 스탤론이 자기 자신을 투영시켜서 한 말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상황. 그리고 가난하고 냄새투성이의 집. 그가 스탤론이었고 록키였다.
록키는 분명 그러한 스탤론의 자신의 모습을 투영해서 만든 작품이다.
그러기에 진짜배기 작품인 것이다.
사람의 진솔함이 녹아 있었고 그것을 경험한 사람이 자신의 느낌을 자신의 말로 표현하고 몸짓으로 이야기했다. 이건 연기가 아니었다. 혼신의 연기가 아닌 자신을 그대로 우리에게 보여준 것이었다.
그러기에 록키는 스탤론이었고 스탤론은 록키였던 것이다.
다른 어느배우가 끼어서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난 실패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떠한 대배우가 출연했다 하더라도 록키를 보여줄 수 없었다. 록키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스탤론뿐이었다. 록키는 스텔론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6. 다시 돌아온 그자리에 서서
새벽이다. 냉장고에서 계란을 몇개 깨서 날계란 음료를 먹고 로드워크를 시작한다. 그리고 어스름하게 밝아오는 하늘을 등에 업고 필라델피아 박물관의 계단을 다시 뛰어 오른다.
30년만에 다시 돌아온 그 자리. 바로 록키의 자리다.
승패를 떠나서 그렇게 돌아온 스탤론의 뒷모습.
다시 처음으로 돌아온 그의 모습이 너무나도 기다려진다.
록키 1편에서 경기가 끝나자마자 아폴로 크리드는 '재대결은 없어! 없다구!'하고 외치고 록키는 이렇게 말한다 '나도 마찬가지야!'
그렇다. 그랬어야 했다.
록키 2-5까지의 여정을 돌아보자면 1의 명성을 갉아먹은...록키 1의 유산으로 살아온게 아닌가 싶었다. 록키도 스탤론도...
그래서 난 명작들이 속편을 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원작에 대한 부담감, 그리고 그것을 만든 팀원들이나 주연, 감독이 자기가 뭔가 그 바닥에서 위태하다 싶으면 들고 나오는 것이 바로 '대박 원작의 속편'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결과는 다시 그를 더욱 더 가라앉은 늪으로 몰고갔기 때문이다.
이제 더 이상 실배스터 스탤론은 '록키'를 가지고 우려먹지 못할 것이다. 그의 나이가 그렇다.
그리고 그는 스스로도 '록키 이후 나의 삶은 가라앉고 있었다'라는 이전에는 하지도 못하고 인정도 안하던 발언을 스스로 했다.
그리고 다시 록키의 처음 자리인 필라델피아로 돌아온다.
영화적인 평은 다른 영화잡지나 그런 곳에서 잘 해줄 것이다. 영화적인 평을 떠나서
1976년 이후 그동안 겉돌던 록키는 다시 처음의 모습으로 돌아오기 위해 스크린에 걸린다.
1편에서 에이드리안에게 록키는 이렇게 말한다.
“시합에서 져도, 머리가 터져버려도 상관없어. 15회까지 버티기만 하면 돼. 아무도 거기까지 가본 적이 없거든. 종소리가 울릴 때까지 두 발로 서 있으면, 그건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뭔가를 이뤄낸 순간이 될 거야.”
(이 말을 들을 때엔 아직도 난 감동에 젖는다.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뭔가를 이뤄낸 순간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15회까지 아무도 안가본 그곳을 갈수 있는지 말이다...)
'록키 발보아'가 바로 그 15회를 알리는 공이 아닐까?
이제 새벽이 밝아온다.
필라델피아의 새벽은 아닐지언정, 한국에서 록키 발보아가 개봉되는 그날의 새벽이다.
1976년 우리를 감동시켰던 그 록키.
30년이 지나 다시 돌아온 그 자리에 있을 록키, 그리고 스탤론에게 갈채를 보낸다.
그리고 난 오늘 극장에 록키 발보아를 보러 갈 것이다.
1976년이 록키는 진정한 classic 이라는 찬사를 한마디 더 해주고, 그가 다시금 자기 자리로 돌아와서 보여주는 자기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서 말이다.




덧글
이오냥 2007/02/15 10:40 # 답글
주제가 제대로 들어본 건 처음인데 이런 느낌이었군요. 오오.
홍차도둑 2007/02/15 13:10 # 답글
거럼! 런닝신과 함께 보면 최고지~!아마도 그 런닝뒤 필라델피아 박물관 앞에서 사진의 포즈를 취해준 그 모습은 아마도 스포츠영화의 최고 명장면중 하나라고 생각혀 ^^
thiefm 2007/02/15 20:18 # 답글
어릴적에 그 쉐이크를 만들어 놓고 먹다가 토한 기억이 있는데...;ㅁ;..(인간이 할짓이냐..)음악을 들을때마다 계단을 올라가고 싶어 집니다...
홍차도둑 2007/02/15 22:52 # 답글
저도 반신반의하며 저거 맛 없는데...아 정말 저 음악을 들으면 런닝을 하고 싶어지죠.
실제로 모 피트니스 클럽에 갔을 때 런닝머신 앞에서 흐르는 음악이 저거더만요 ^^
烏有 2007/02/18 03:20 # 답글
근육만드는 음료들은 다 토하고싶을정도로 맛없다죠-_-;;;;
홍차도둑 2007/02/20 00:59 # 답글
烏有님...역시 그렇죠 몸에 좋은 약은 쓰다죠...아이쿠 그건 아니고...정말 피트니스 하는 머슬 파이터들은 대단한 분들이시죠, 허영만 선생님이 괜히 '도시의 수도승'이라고 붙인게 아닐 정도로...T_T